안녕하세요 노바 입니다.

 

금주를 다짐했습니다. 수없이 많이 다짐했었고 백번은 실패한 것 같습니다. 별 가능한 모든 방법은 다 동원했었는데 항상 실패하였습니다. 이유는 의지였던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금주를 다짐합니다. 요번에는 무조건 성공을 하겠습니다 (단 한잔도 안 마시는 조건).

 

어느덧 저의 블로그에 이만명의 누적 방문자수와 매일 백~이백명 정도의 방문자가 생겼네요. 많은 사람들이 오는 만큼 저의 이번 다짐이 헛되지 않게 이곳에 금주일기를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일기인 만큼 줄임말도 썪어 쓰겠습니다. 

 

1일차] 2017년 12월 21일 - 사건

 

이날은 숙취때문에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아 속으로 금주를 다짐하고 하루종일 잠만 잤다. 

 

2일차] 2017년 12월 22일 - 금주 결심

 

아침 6시반에 기상. 저녁까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원래 항상 금주를 다짐한 후 이틀째 되는 날 저녁 시간이면 술이 땡긴다. 술이 땡기는 내자신이 너무 한심하여 금주일기를 작성하기로 마음먹는다. 저녁에 낙지전골을 먹으러 나갔다. 금요일이라 사람들이 다 술을 마시고 있다. 나는 절주가 되지 않으니 단 한잔도 마시면 안된다. 원래 항상 그랬다, 한잔은 괜찮겠지.. 하지만 항상 한잔만 마시는 것도 절대 괜찮지 않았다 ㅠㅠ 아무튼 막걸리가 땡기지만 참을 수 있었다.

 

평생 금주를 다짐하여야 하지만 일단 100일 금주라는 계획을 잡았다. 그게 일단은 더 현실적인것 같다. 사실 100일금주조차 지금 나에게는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100일이지 평생금주를 할 것이다. 그래도 너무 괴로우니 100일만 우선 참아보자는 생각이다. 2007년부터 주량이 점차 늘면서 5년간 심할때는 이틀에 한번씩 술을 먹었다. 어렸을때는 주사도 심했지만 요즘은 주사는 거의 없다. 하지만 몸이 너무 쇄약해진 것이 느껴진다. 또한 한두번의 주사때문에 죽을수도 있겠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3일차] 2017년 12월 23일

 

어제 일직 자기는 했지만 술을 안 마시니 아침 5시반에 눈이 떠졌다. 점심에 누굴 만나기로 해서 나갔는데 약속장소 계단을 거의 다 내려갔을때 즈음 한 10계단 남았었을까? 계단에서 양쪽 종아리에 쥐가 났다. 처음에는 잠깐일 줄 알았는데 한 마지막 5계단은 거의 기어서 내려갔다. 곧바로 밴치에 앉았는데.. 하지정맥류 같은건 아닌것 같고 술때문인가 걱정이 된다. 술을 하도 마셔서 혈관이 이상해졌나? 별 생각을 다 해봤다. 아무튼 한시간정도 앉아있으니 상당히 괜찮아졌고 종아리는 밤이 되서야 원상복귀 되었다. 집에 6시쯤 들어왔는데 입이 심심해서, 아니 맥주가 너무 먹고 싶어서 무알콜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갔는데 무알콜은 없었다. 집에 와서 있는 과자만 마구 먹고 잤다. 종아리 문제가 혹시 술때문인가 무섭고 실패할까봐 무섭다. 일단 하루는 버텼다.

 

4일차] 2017년 12월 24일 - 고비

 

늦잠을 자고 2시에 일어났다. 점심을 먹고 집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해가 졌다. 나는 적어도 해가 지기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거의 항상). 그런데 해가 지니까 술이 너무 마시고 싶다. 자꾸 내가 내자신과 타협하려 한다.. 한잔은 괜찮겠지, 맥주 한잔, 아니 딱 4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한잔만.. 등등 무너질뻔 했다. 무언가 해야겠다 싶어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일도 했는데 잠이 안 왔다. 밤을 새웠다. 잠이 안오면 늘 항상 술을 마셨으니, 술을 안 마시면 잠이 안오는것이 당연하면서 슬픈 현실인 것 같다.

 

입원은 안해봤지만, 별 짓은 다 해봤다. 정신과에서 약도 처방해 먹어보고, 프랑스에 있을때는 심리상담도(30분당 70유로 약 9만원 ㅋㅋㅠㅠ) 받아 봤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한국 정신과에서 한번은 다른 약과 함께 졸피뎀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몽롱하고 꿈을 꾸는듯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다. 아무튼 밤을 새웠으니 5일차.. 나만의 의지로만 5일차이다, 요번에 술을 끊지 못하면 몸도 미래도 사업도 다 망한다는 확신과 함께 버텨야겠다..

 

5일차] 2017년 12월 25일

 

재목에 고비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기로 했다. 매일매일이 고비인 것 같다. 저녁에 운정에 있는 해물칼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심각할 정도로 맛이 있었다 (포스팅 할것임). 소주 2~3병 마셔도 취하지 않을 얼큰한 국물에 해산물.. 너무 먹고 싶었다. 크리스마스인데 한잔정도는 먹어도 되지 않아? 안된다. 반병만 마셔도 집에 가서 뻗을때까지 혼술을 할 것이다. 하루를 겨우겨우 넘긴다.

 

6일차] 2017년 12월 26일

 

수면 리듬이 이상해 졌다. 어제 새벽 2시즘 기절을 했는데 오후 2시에 눈이 떠졌다. 그리고, 맥주를 마시고 자책하는 꿈을 꿨다 ㅋㅋ. 하루종일 집에서 컴퓨터만 했는데, 술생각이 너무 심했고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것 같이 느껴졌다.

 

내가 술을 끊어야 하는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그중에 가장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이 대인기피 같다. 항상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내 입으로 대인기피라는 단어를 쓰니 뭔가 씁슬하다. 예전에 술을 다른사람들과 마신다는 것은 하나의 사교생활이자 상대방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타인과의 술자리를 갖는것보다 나 혼자 술 마시는것이 더 좋아졌고, 더 나아가, 타인과의 술자리가 불편해 지기까지 했다. 아직까지 하루 일과중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은 혼술할때이다. 대인기피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이 상황을 정의 할 수 있을까? 아무튼 나는 지금 사람보다 술이 좋기에, 술을 끊어야 한다.

 

7일차] 2017년 12월 27일 - 이상한 수면리듬

 

어제 아침 9시까지 아무리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질 않았다. 그리고나서 4시간뒤인 오후 1시에 일어났다. 23일에 다리에 생긴 쥐가 또다시 왼쪽 한 다리에 다시 생겨(두번 쥐가 생겨 잠에서 깨어났다) 걱정이다. 걷기가 힘들정도이다. 해가 지고 스시를 먹으러 갔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렇게 술이 땡기지는 않았고, 다리도 아프고 술이 없으니 밥만 먹고 나왔다. 식후 귀가, 8시가 안되서 잠이 들었다. 수면리듬이 이상해졌다.

 

8일차] 2017년 12월 28일

 

8시에 일어났다. 12시간을 잤다. 8일차다... 벌써부터 감격스럽다. 100일차, 멀고도 멀지만 정말 의지만 있다면 그날이 올 것 같기도 하다. 종아리 때문에 2시즘 병원에 갔다 (포스팅 할거임). 걱정하던 하지정맥류나 술 관련은 아니고 운동부족이라고 한다. 쓸모없어보이는 물리치료 등을 하고 나오니 4시가 넘었다. 컴퓨터를 하다가 새벽 두시즈음 맥주가 미칠정도로 마시고 싶었다. 이러다 오늘을 못 넘길것 같아 누워서 억지로 잠을 잤다.

 

다른 문제가 하나 생겼다. 하루에 1갑정도 피우던 담배를 이제 하루에 2갑씩 피운다. 일단 조금 더 금주 후 담배 또한 방법을 찾아봐야 겠다.

 

* 8일차, 아주 조오오오금 금주에 자신이 생겨 금주 100일도전 포스팅에 매인이미지를 달았습니다. 또한 나를 위해 쓰기 시작한 금주 일기를, 생각보다 많은분들이 검색해 들어와 읽어 주시는 것이 신기합니다. 금주를 결심했다면 같이 꼭 이루었으면 합니다. ^^

 

9일차] 2017년 12월 29일

 

올해는 숙취로 한해를 맞이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너무 좋다. 술이 땡기는 음식을 피하기로 했다. 저녁에는 전혀 술이 땡기지 않는 음식인 떡볶이를 먹엇다. 사람의 의지가 이렇게 강할줄은, 아니 나의 의지가 이렇게 강할줄은 몰랐다.

 

10일차] 2017년 12월 30일

 

10일차. 이제 이만큼 9번만 더 하면 100일이 된다. 100일이 되는날이 3월 30일이다. 매번 비행기를 탈때마다 비행기 안에서 면세카탈로그를 보는데, 언제 먹어볼까 항상 의문이였던 100만원 이상인 조니워커 블루 리미티드 에디션 양주가 있다. 그걸 100일이 되는 3월 30일에 먹을 것이다.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사실 100일동안 술을 만 마시면 500만원짜리를 먹어도 되지만.. ㅋㅋㅋ 

 

몸이 건강해 지는것이 살짝 느껴지기 시작한다. 몸의 변화는 엄청 크지는 않지만 사실 크게 느끼는 것은 정신이 맑아 지는 것이다. 술이 너무 먹고 싶지만 이런 변화를 느끼는 것에 대해 뿌듯하다. 100일이 되는날 나는 여지껏 술을 마시고 저지른 쪽팔리고 심각한 이야기를 하나하나씩 풀어볼 예정이다.

 

11일차] 2017년 12월 31일

 

실패, 마셨다.

 

이유: 의지 부족, 그리고 내자신과의 타협

 

결론

 

너무나도 큰 자괴감이 들지만 그와 동시에, 새해에 끊으면 되지, 어차피 새해 다짐이었지만 미리 시작해 본 것이자나? 그리고 술이 떡이 될때까지 마신 것도 아지자나.. 라고 내 자신에게 변명한다. 여지껏 이래 왔다. 왜 도대체 왜 나는 끊어야 하는 것을 끊지 못하고 내가 내자신과 타협하려 하는 것일까. 금주라는 키워드로 내 블로그 유입이 현재 너무 많다. 이제 실패했으니 이 글을 보지 못하게 글을 지워버리고 싶지만 이 글을 지워버리는 것은 또 다른 하나의 타협이 될 것 같아 너무 창피해도 글은 삭재 하지 않기로 했다.

 

금주, 술 끊는 방법을 인터넷에 찾아 보면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금주 사실을 알려라' 라고 하는데 이것도 한두번이지 창피할뿐이다. 남들이 알던 말던 의지가 있으면 이루어 질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10일동안의 금주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다시 금주를 재도전 할 것이지만 몇일동안, 어쩌면 몇주동안은 금주일기를 쓰지 않기로 했다. 자괴감에 빠졌기 때문에..

 

금주? 그 좋은 술을 왜 먹어? 줄이면 되지, 적당히 먹으면 되지~ ㅋㅋ 금주라는 키워드로 들어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동감 할 것이다, 그것이 불가능 한 것이라는 것을.

 

100일 금주 성공한 후 이 글을 다시 읽으며 웃는날이 올 것을 기대하며, 나의 두번째 100일 금주 포스팅에서 금주가 성공할 것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 매일 200명정도의 방문객을 꾸준히 기록했는데 연 초 새해다짐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작성하면서 매일 50~100명정도의 방문객이 늘었습니다. 그중에 소수갰지만 다시 들어오신 분들도 있으실 것이고, 나의 지인들도 글을 보고 있으셨겠지만, 끝이 좋지 않아 마음 한켠이 많이 불편합니다. 금주를 다짐하신 분들 모두 화이팅 하시고 성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나의 지인 그리고 가족들 ㅋㅋ 나는 조만 꼭 성공 할 것입니다! ㅋㅋ

+ Recent posts